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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생활 속의 불교를 실천하는 도량, 은해사
글쓴이 :  전진우  
Lastupdate : 2009-03-11 15:41:29, Regist : 2009-03-11, Hit : 2374
생활 속의 불교를 실천하는 도량, 은해사
“교육과 포교 불사로 은해사의 위상 높일 것”

 

최수정 기자 press011@inewspeople.co.kr

 

은해사는 조선 31본산, 경북 5대 본산,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의 자리를 지키는 경북지방의 대표적 사찰이다. 교구 본사 중 본존불로 아미타불을 모시는 미타도량으로도 유명하다. 신라 41대 헌덕왕 1년(809년) 혜철국사가 창건한 해안사가 그 전신으로, ‘웅장한 모습이 마치 은빛 바다가 춤추는 극락정토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은해사이다. 현존하는 암자만도 여덟 개가 있고 말사 숫자가 50여 개에 이르는 대본사이며, 한국 불교의 강백들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종립 은해사 승가대학원’이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교육 사업 통해 은해사의 위상 드높일 터
   
▲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의 신임 주지로 임명된 돈관 스님은 생활 속의 불교를 실천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행과 수행의 면모를 갖추며 지역 불교 발전에 기여해 온 은해사는 지난 해 12월 산중총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신임 주지에 돈관 스님을 추대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사중 대중간의 화합과 시대에 부흥하는 종교를 강조해 온 돈관 스님은 1978년 해인사에서 동곡당 일타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해 대구불교방송 총괄국장과 은해사 기획국장, 환성사 주지, 대구 불광사 경북불교대학 학장, 제14대 중앙종회 의원 등의 소임을 맡아왔다. 은해사 주지로 임명된 돈관 스님은 “변화를 모색하는 시점이다 보니 젊은 주지에게 거는 기대도 무척 크기 마련이다. 영천, 경산, 군위, 청송 등 변두리에 있는 오래된 49개의 말사들을 관할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 산 속에 묻혀 세상과 동떨어진 불교에서 벗어나 생활화와 사회화를 통해 변화를 이끌 것이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더불어 “그동안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던 교육 사업에 주력해 은해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은해사 승가대학원과 선원 등을 강화시켜 수행·교육 도량으로 은해사를 변모시킬 계획이다. 법문을 통해 참회와 감사의 마음을 신도들 스스로 깨닫도록 가르쳐 한국불교 발전에 앞장서는 은해사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생활 불교, 대중 불교, 사회 속의 불교
   
▲ 찬란한 문화유산의 보고 은해사에는 보물 제 1270호인 은해사 괘불 탱화, 대웅전 아미타 삼존불, 후불탱화 등의 수많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돈관 스님은 “그동안의 한국불교는 산중 불교, 수행자 위주의 불교, 사찰 중심의 불교로 일반대중과는 거리감이 있었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생활 속의 불교’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돈관스님이 은해사의 변화를 위해 내세운 세 가지 발전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중불교에서 벗어나 은해사 주변에 있는 11개의 군부대와 청송교도소, 33곳의 관할 신행단체를 활용하여 지역 사회와 어우러질 수 있는 생활 불교를 실천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돈관 스님은 “산중불교에 가까웠던 조계종도 변화를 꾀해야 한다. 민간 속에 파고 들어가는 종교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가 있다. 주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 또한 대규모의 공사를 통해 종무소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었다. 언제든지 신도와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둘째는 갈수록 신도들의 연령층이 높아지고 여성 불교 중심으로 가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다. 은해사 주변에는 대학교와 군부대가 유독 많기 때문에 앞으로 청년신도들을 끌어들여 대중 불교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을 설립해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어린이 포교에도 힘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는 민간과 사찰의 소통 문제이다. 영천 및 경산시와 은해사와의 관계를 도모함으로써 사찰 중심의 불교에서 벗어나 사회 속의 불교를 접목시킨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돈관 스님은 취임 직후 연말 산중회의를 거쳐 그동안 보상금 수령 등의 문제로 영천시와 갈등을 빚었던 ‘영천 은해사 집단시설지구 조성사업’에 대한 협상을 통해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데 앞장섰다. 그 결과 영천시는 영천시 청통면 치일리 은해사 일대 14만3천940㎡ 부지에 공원기본계획을 승인받아 오는 2010년까지 2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집단시설지구를 조성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장기화 되었던 주민들의 민원 해소는 물론, 공원지역 주차 공간 확보 등을 통한 이용객 불편을 감소함으로써 은해사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년 고찰 팔공산 은해사
   
▲ 2008년 12월 2일 돈관스님이 총무원장 지관스님으로부터 제24대 은해사 주지 임명장을 받고 있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은해사는 찬란한 문화유산의 보고이다. 은해사 내에는 보물 제 1270호인 은해사 괘불 탱화, 대웅전 아미타 삼존불, 후불탱화 등 수많은 문화재가 있다. 또한 2005년 5월에 개관한 은해사 성보박물관은 은해사를 중심으로 암자와 말사를 비롯하여 인근 지역의 성보문화재를 수집해 체계적으로 보존, 전시하고자 건립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웅전 편액의 글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직접 썼다 하여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조선조 영조와 정조 시대에 추사 김정희 선생은 안동 김 씨와의 세도 다툼에 패하여 제주도로 9년간의 유배를 떠나게 되었는데, 유배 중에 불교에 더욱 깊이 귀의하게 된 추사 선생은 서울로 돌아와 2년간 자신의 기량을 최고로 발휘하여 은해사의 새로 지은 전각들의 편액을 장식함으로써 은해사와의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문 위의 편액인 은해사, 불당의 대웅전, 종각의 보화루, 불광각, 노전의 일로향각에 둥글둥글 원만하면서도 힘이 있는 필획으로 쓰인 다섯 점의 추사 글씨는 은해사의 자랑이자 소중한 문화재로 손꼽힌다.
한편 은해사는 한국을 빛낸 여러 고승을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한 사찰이다. 신라시대 당시 우리나라 불교의 새 장을 여신 화쟁국사 원효스님과 해동 화엄종의 초조이신 의상스님이 있고, 고려시대에는 현재 조계종의 종조이신 불일 보조국사 지눌스님, 삼국유사를 저술하신 보각국사 일연스님 등이 있다. 현재 은해사에서는 일연스님과 원효스님의 추모 다례제가 매년 열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향곡, 운봉, 성철스님 등 수많은 선지식을 배출하였으며, 현재 한국불교 최고의 경율론 삼장법사과정인 대한불교 조계종 은해사 승가대학원에서는 10여 분의 석학들이 정진 수학중이시다.
이밖에 백련암은 일제 강점기에 학생운동에 참여한 오산학교가 있었던 곳이다. 1938년 오산학림이 설치되어 이듬해 설립인가를 받아 1940년에 오산불교학교가 개교하였는데, 이는 현재 대구 능인고등학교의 전신이다.

종교 간의 화합으로 사회 통합에 일조해야
   
▲ 돈관스님은 주지 취임 직후 종무소의 문턱을 낮추고, 대웅전 앞에 새끼를 꼬아 만든 소원지 함을 놓아두는 등 은해사를 신도와 보다 가까운 도량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은해사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울창한 소나무 숲도, 대웅전의 위엄함도 아니었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였다. 사찰 입구에 걸리기에는 낯선 문구라는 생각이 들어 돈관 스님에게 묻자 “김수환 추기경은 종교를 떠나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셨다. 평생을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의 편에 서서 민주와 정의의 가치를 지켜온 수호자였다. 종교의 가장 큰 역할은 사회 통합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신 분이기도 하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돈관 스님은 취임 직후 성탄절을 맞이해 천주교 대구 대교구 경산성당을 찾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경산성당 정홍규 주임신부를 찾아 성탄축하 메시지를 전한 돈관 스님은 “예수님은 서양에 태어난 부처님이라고 강연한 적이 있다. 종교는 시대에 따라 변화함으로써 종파를 초월한 화합을 통해 사회 통합에 앞장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종교 간 평화를 강조했다.
종파를 초월한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아름다운 동행으로 승화시켜가는 은해사야 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종교의 참 모습을 실천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2011년 대구에서 열리게 될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이하여 대규모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돈관 스님은 “대구를 방문한 수많은 외국인과 관광객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차별화 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종교를 떠나 은해사에서의 템플스테이를 통해 한국을 찾은 경험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300년의 세월동안 은해사를 지키고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서 함께 하는 산사음악회는 이곳이 왜 ‘은빛바다가 춤추는 극락정토’라는 뜻의 은해사인지를 일깨워 줄 것이다. 지역과 신도들에게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도량으로써 차분히 변화해 가는 은해사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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